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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브런치같은 철학책 : 최고의 선택, 김형철 직장인에게 브런치 같은 사색의 여유를 제공하는 캐주얼한 철학책 어중간한 철학은 현실을 저버리지만 완전한 철학은 현실로 인도한다. _카를 야스퍼스 철학이라는 카테고리 자체가 어렵지 않게 쓰여진 다는 것은 그러면서 단순히 여러 사상가들의 철학을 훑고 가는 개론서에서 지루함을 피해가면서 어느 정도 그 깊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개론서 형식의 다양한 철학책들을 호기심에 펼쳐 보지만 끝내 완독하지 못하는 책들이 부지기수였거든요. 그런 면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은 직장인에게 있어, 더 세부적으로는 직장의 리더라는 자리에서 접하게 되는 고민과 딜레마를 어떻게 철학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서 여러 사상가의 사상들을 실용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수십년.. 2023. 10. 13.
[독서노트] 피를 마시는 새 1, 이영도 나가 세상은 가깝다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이 세상과 맞닿는 표면에 살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표면은 중심에서 가장 먼 곳, 그러나 외부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이곳의 마지막이자 저곳의 시작인 그곳은 경계다. ... 그들은 삶의 중심에서 한가롭게 떠다니며 죽음을 먼 변경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자신의 심장을 뽑아낸다. 뽑아낸 심장을 중심에 남겨 놓고 그들은 외부로, 표면으로 나아간다. ... 표면에 있는 그들은 깊숙한 자아의 모호한 메아리인 말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을 직접 상대방에게 전달하며 이를 니름이라 한다. ... 비록 중심에 있는 본질은 안전하지만 표면에 있는 그들은 더위에 끓어오르고 추위에 얼어붙는다. 그들은 나가라 한다. 도깨비 세상은 느리다고 말하는 자들이 .. 2023. 10. 12.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개발자 이야기 : 행복한 프로그래밍, 임백준 20년 전에 쓰인 개발자 이야기 10년이면 강산이 바뀌고 특히나 IT산업 분야의 경우 한 해가 다르게 급변하는 마당에 20년 전에 쓰인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심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저 또한 그런 의구심을 가지고 2023년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2003년은 제가 학부 전공 수업을 처음으로 듣기 시작한 해이네요. 당시 한국말로 쓰여있어도 알아들을까 말까 한 Data Structures(자료 구조론), 알고리즘, 객체지향프로그래밍, 이산 수학 등의 수업들의 원서를 보며 검은 콘솔창에 코딩을 하던 시절을 떠올려 보니 뭔가 옛 추억에 젖는 기분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짠다는 것은 말하자면 얼굴을 두 손에 파묻고 머리를 벽에 찧어가면서 깨.. 2023. 7. 24.
외국어 공부가 취미인 사람들 feat. 아무튼 외국어, 조지영 외국어 3개월이라는 것은 바이엘 상권의 반절 정도의 진도에서 피아노 배우기를 그만두는 것과도 비슷하다. 대략 악보는 볼 수 있지만(심지어 다장조), 피아노를 친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싶은 바로 그런 무렵에 피아노를 그만두고, 이번에는 첼로를 해볼까 두리번대는 식이다. 제대로 마스터한 외국어는 없지만 이 언어 저 언어를 깨작깨작 거리며 배우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의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뭔가 깨달음이나 꿀팁을 주는 책은 아니지만 같은 언어 덕후로서 즐겁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저 역시 저자처럼 이 외국어 저 외국어에 집적대며 외국어를 배워왔는데요, 그간의 대략적인 여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004 졸업/취업을 목적으로 영어공부를 시작 : 토익점수 700을 겨우 넘김 2005 - 2.. 2023. 6. 21.
스티븐 킹 스러운 글쓰기 강의 :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물론 쉽게 나처럼 많은 소설책을 팔아먹은 사람은 글쓰기에 대하여 ‘뭔가’ 할 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쉬운 답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가령 샌더스 대령[‘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조리법 개발자-옮긴이]이 엄청난 양의 닭튀김을 팔아치웠지만 그 과정에 대해 알고 싶어 할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주제넘게 글쓰기에 대해 말하겠다고 나서려면 적어도 대중적인 성공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 책의 본문 중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글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라는 문형론, 구조론, 방법론 등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책의 초반은 글쓰기가 아닌 저자의 어린시절에서 시작한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거진 3할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처음.. 2023. 6. 15.
나가, 도깨비, 레콘 그리고 인간 : 눈물을 마시는 새 1, 이영도 서신의 아래쪽엔 서명 대신 기묘한 낙서 같은 것이 적혀 있었다. 사빈은 고개를 들었고 그러자 성주는 설명했다. “키탈저 사냥꾼들의 사냥 기호야. 흑사자와 용(龍).” “흑사자와 용이오?” “둘 다 나가에 의해 멸종한 것들이지. 키탈저 사냥어로 읽으면 케이건 드라카가 되네. 그 친구가 사용하는 이름은 거기서 따온 걸세.” 소설에서 등장하는 첫번째 주인공은 나가를 잡아먹는 키탈저 사냥꾼 "케이건 드라카"입니다. 그 시작은 여느 판타지 소설에서 익숙한 종족으로 시작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쓰인 타자(타이핑하는 자)의 또 다른 시리즈물로 착각하기 쉬우나 이어서 등장하는 범상치 않은 종족들(도깨비와 레콘)을 통해 무언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어서 묘사되는 나가라는 .. 2023.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