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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에세이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 : 제1장 마법사의 조카

by Caferoman 2021. 9. 23.

나니아 연대기 그 첫번째 장, 마법사의 조카

동화작가이면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유명한 종교 사상가이기도 한 루이스는 나이 서른까지는 신이 없다고 우기는 무신론자였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을 변호하는 변신론자가 되었다. 신을 철저하게 부인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믿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간결하고 품위 있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기독교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가는 글을 많이 썼다.

게으름과 욕심, 슬픔과 절망, 소외감과 공포를 가지고 오면 희망과 용기, 사랑과 웃음, 자신감과 인내심을 값없이 드리겠다. 여권으로 호기심만 갖추고 있다면 이 나라에 들어오는 조건은 별로 까다롭지 않다.

C.S. Lewis의 책은 이 책을 제외 하고 여럿을 읽어왔고, 나니아 이야기 또한 영화는 익숙하지만, 막상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서입니다.
'나니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며 말하는 듯한 책의 서문을 통해 이제 저도 옷장속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네요.

이제 디고리 앞에 놓인 선택은 둘 중 하나다. 다른 반지를 들고 폴리를 찾으러 가든가, 아니면 저녁을 먹기 전에 폴리의 집에 가서 폴리가 없어졌다고 얘기해 주든가.

메트릭스의 두가지 색 알약처럼 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독자는 선택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Take it or Leave it.

모험심에 찬 이방인이여, 선택하라! 금종을 쳐서 위험을 무릅쓸지 아니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미쳐 버릴 때까지 궁금해하든지.

“초록색 반지는 안 돼. 미안하지만 그 반지는 줄 수가 없구나. 대신 노란색 반지는 기꺼이 줄 수 있지. 사랑하는 내 마음까지 담아서 말이다. 자, 이리 와서 하나 끼어 보렴.” 폴리는 이제 두려운 마음이 싹 가셨고, 이 늙은 신사가 절대 미친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그 눈부신 반지들에는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었다. 폴리는 나무 쟁반 쪽으로 다가갔다.

태초에 어느 사자의 말로 천지가 창조되었다.

아래는 나니아가 아슬란의 말로 창조되어지는 과정입니다. 다들 익히 아시겠지만 나니아 연대기는 저자인 C.S. 루이스의 기독교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기에 이 장면이 창세기 1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세계의 창조자를 사자(아슬란)로 설정한 것도 몹시 흥미롭네요, 이 사자의 존재는 각 케릭터의 설정이 성경의 배경을 아는 이들이라면 이후의 전개가 그다지 반전일 것도 없을만한 명백한 상징으로 보입니다.

“나니아여, 나니아여, 나니아여, 깨어나라. 사랑하라. 생각하라. 말하라. 걸어다니는 나무가 되어라. 말하는 동물이 되어라. 성스러운 물이 되어라.”
사자는 입을 열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사자는 길고 따뜻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모든 동물들은,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 숨결에 따라 몸을 흔들고 있는 듯했다. 저 멀리 파란 하늘의 장막에 가려 있던 별들이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맑고 차갑고 심오한 음악이었다.

나니아 연대기의 서장이라고 할 수 있는 1장은 여러 장면에서 성경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배경과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래 장면은 마치 선악과를 연상하게 하는 군요.

황금문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면, 절대 들어오지 말아라. 조상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열매를 가져가라. 내 담을 넘는 자나 열매를 훔치는 자는 마음 속의 욕망과 절망을 깨닫게 되리라

“잘했다, 아담의 아들아, 이 과일 때문에 너는 배고픔과 목마름을 느끼고 눈물을 흘렸으리라.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네가 네 손으로 나니아를 지켜 줄 나무의 씨앗을 심어야 하느니라. 자, 땅이 부드러운 강둑에다 이 사과를 던지거라.”

분량이 꽤 두꺼워서 언제 완독을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의외로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술술 넘어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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