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봤으나 의외로 깊이가 있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고찰
새해가 되고 "올해는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적정 체중까지 감량을 하자"라는 다짐과 함께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동안 간헐적 단식에 대한 사전학습은 간헐적 단식을 제창한 브래드 필론 박사의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와 직접 간헐적 단식을 시도하면서 체중감량에 성공한 윤태훈 셰프의 일단 나부터 실험할께요 를 읽어 어느정도 정리가 된 상태 였습니다.
그렇게 16:8 단식(16시간 단식, 8시간 식사)을 하던 중 허기를 달래기 위해 밀리의 서재에서 다른 간헐적 단식에 관련된 책이 있나 찾아보다가 발견한 이 책의 첫인상은 표지부터 뭔가 가볍게 읽을거리 정도를 기대했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단순히 "나는 이렇게 간헐적 단식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라는 자기자랑 후기가 아닌 간헐적 단식에 대한 깊은 고찰과 연구가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수 많은 사례/실험결과를 통해 단순하지만 명료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책이었습니다.
비만은 염증 질환이라고도 한다. 음식, 스트레스, 미세먼지, 흡연, 식품첨가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만성염증은 병이 나타나기 전까지 큰 증상이 없다. 하지만 지속될 경우 지방간, 만성신부전, 심혈관질환, 대사성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중증 질환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염증(炎症, inflammation)’이란 단어는 한자로는 불 화(火) 자가 두 개 들어 있는 ‘염증 염’ 자를 사용하고, 영어로는 불꽃을 뜻하는 ‘flame’이 들어가 있다. 불은 예방이 최선이다. 작은 불씨라도 일단 불이 붙기 시작하면 큰 불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또한 사방으로 옮겨 붙는다. 병의 원인도 우리 몸속 어딘가에서 불씨로 남아 있다가 순식간에 우리를 집어삼킨다. 간헐적 단식은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몸의 항상성과 세트포인트
우리 몸의 항상성과 관련된 이론 중에 ‘세트포인트’란 것이 있다. 몸은 항상 일정한 체중에 머무르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이론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다이어트를 통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최소 6개월은 필요하다고 한다. 다이어트 후 요요 없이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의 비율이 극히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요를 경험하며, 또 한편으로 요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 고백하고 있는 절망적인 팩트 하나를 앞서 언급하자면
"저자를 거쳐간 성공한 다이어터는 무수히 많지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한 유지어터는 단 0.2%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살을 빼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것이 바로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일 텐데요, 저자는 다이어트의 관점이 아니라 이를 유지하는 관점에서 "간헐적 단식"이라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이고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체중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은 렙틴, 그렐린, 인슐린 등이 있다. 그중 그렐린은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고, 렙틴은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다. 충분히 먹어서 배가 부르다고 몸이 렙틴 호르몬을 내보낸다. 이때 액상과당이 들어오면 렙틴의 수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배가 불러도 자꾸만 먹고 싶어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많이 먹어서 살이 찌지만, 어느 순간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찐다.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빠지던 살은 어느 순간 빠지지 않는다. 이유는 딱 하나다. 적정 체중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섭렵하며 살이 빠졌다 쪘다를 반복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이다.
체중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정상적인 상태라면 우리 몸은 저절로 체중을 조절되기 마련이지만 비만인 사람들의 문제는 이 중요한 호르몬 체계가 망가진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이미 배가 부른데도 뇌는 계속 먹으라는 가짜 신호를 보내고 결국 살이 찌는 몸으로 변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배가 부르다는 몸의 신호를 계속 무시하다보면 렙틴 민감성이 떨어지고 저항이 생겨 결국 몸이 아무리 배부르다고 외쳐도 뇌는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주지 않는 형국에 처하게 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를 재미삼아 계속 하다 보니 나중에는 진짜 늑대가 나와도 사람들이 내다보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간헐적 단식을 몰랐더라면 나도 이 몸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자유는 몇 칼로리를 먹었는지 계산하지 않고,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체중을 3년 이상 유지하는 사람이 전체 0.2%밖에 되지 않는다고 볼 때 나는 꽤 성공적인 유지어터가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은 클린식스틴을 사수하고 클린푸드를 먹을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인슐린 : 다이어트를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호르몬
인슐린이 조절되면 다른 호르몬들도 정상적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서는 인슐린의 생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꿔 몸에 축적함으로써 혈당을 낮춘다. 그리하여 인슐린이 많이 만들어질수록 몸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 반대로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으면 지방이 축적되지 않는다. 인슐린 생성을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것이 탄수화물이고,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지방이다.
저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가야할 중요한 상식으로 인슐린의 작용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슐린의 생성을 줄이거나 늦출 수록 체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저자가 제시하는 인슐린의 생성을 줄이기위한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탄수화물보다는 지방의 섭취를 늘린다.
2. 가공식품과 정제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3. 단백질도 인슐린 수치를 올리므로 과잉 섭취하지 않는다.
4. 단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5. MSG 섭취를 줄인다.
6. 자주 먹는 식습관을 피한다.
간헐적 단식 방법
저자가 분류한 간헐적 단식의 방법은 16시간 단식. 8시간 식사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요, 저자는 간헐적 단식은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이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과 체질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찾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6:8
가장 일반적이고 쉬운 방법이다. 16시간 단식 후 8시간 안에 식사하는 패턴을 매일 반복한다. 예를 들어 저녁 8시에 마지막 식사를 마친 경우, 다음 날 정오에 식사가 가능해서 보통 아침 한 끼 정도만 거르면 되므로 부담이 없다. 개인에 따라 단식 시간을 14시간까지 줄이기도, 17~18시간까지 늘리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14~15시간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있다.
20:4
단식이 어렵지 않고 공복이 주는 효과를 더 오래 누리고 싶은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20시간 단식 후 4시간 안에 식사를 마친다. 짧은 시간 내에 포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음식 양을 조절하면서 몸에 필요한 영양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24시간 단식(Eat Stop Eat)
간헐적 단식의 선구자 브래드 필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소개한 방법이다. 식사 후 24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다시 식사를 하는 패턴이다. 권장 횟수는 일주일에 1~2회이다.
5:2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의사인 마이클 모슬리(Michael Mosley)에 의해 유명해진 단식법이다. 일주일에 5일은 평소처럼 일반식을 먹고, 2일은 하루 칼로리를 500~600칼로리로 제한한다. 보통 여성은 250칼로리, 남성은 300칼로리로 두 끼를 먹는 것이다. 이 경우 칼로리 제한 식단은 이틀 연속으로 하지 않고, 월요일 혹은 목요일 또는 화요일, 토요일 등의 방식으로 며칠에 한 번씩 실행한다.
격일 단식(Alternate-day Fasting)
하루 걸러 한 번씩 24시간 단식을 하는 고난이도 방법이다. 단식일에는 열량이 있는 것은 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먹더라도 500칼로리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 초보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일주일의 절반을 굉장히 배고픈 상태로 잠자리에 들어야 하기 때문에 욕구 불만에 시달릴 수 있다. 장기간 실천하기에는 분명 적합하지 않다.
전사 다이어트(The Warrior Diet)
피트니스 전문가 오리 호프메클러(Ori Hofmekler)가 2002년에 개발한 방법이다. 고대 전사 부족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무엇을 먹느냐 만큼 언제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낮 시간을 포함한 20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저녁 4시간 동안 하루에 필요한 상당량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단, 모든 음식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 음식이어야 하고, 고강도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즉흥적 식사 거르기(Spontaneous Meal Skipping)
배가 고프지 않거나 바빠서 요리 혹은 식사할 시간이 없을 때 수시로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의 필수 기본 원칙 : 양질의 식사
하지만 간헐적 단식의 형식과 무관하게 반드시 지켜야할 중요한 사항으로 "양질의 식사" 즉 "클린푸드"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간헐적 단식의 모토가 "일정시간 단식 뒤에 마음껏 먹어라"라고 하는데 여기서 마음껏이 "아무거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추나무에 열매를 많이 열리게 하는 방법이 뭔지 아는가? 바로 나무에 염소를 매달아놓고 염소가 왔다갔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 대추나무는 뿌리를 깊이 박고 열매를 더 많이 맺는다. 표고버섯을 키울 때도 비슷하다. 나무를 때리면 표고버섯이 더 빠르게 성장한다.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생존력을 더 강하게 하고, 열매를 더 많이 맺게 하는 것이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 때보다 일을 할 때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것처럼 말이다. 간헐적 단식은 적당한 배고픔을 주어 사람을 깨어나게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간헐적 단식 체크리스트
저자가 진행하고 있는 ‘100일간의 약속’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반드시 위 5가지 수칙을 지키도록 한다고 합니다.
1.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의 양질의 수면
2. 체중 25kg당 1리터 이상의 생수
3. 저탄수화물 클린 식단
4. 하루 2만 보 이상 걷기
5. 바른 자세로 일상생활 유지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수면, 물 마시기, 식단, 운동 등을 골고루 신경 써야 한다. 많은 현대인들이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고 건강을 위해 운동한다. 그건 자신의 몸을 두 번 죽이는 거다.
결국 간헐적 단식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결국 간헐적 단식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정 수치 이상/일정 효과 이상의 체중감량을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상태를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뭔가 다이어트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면 "내가 무엇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려고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목표를 잊게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단순히 "잘 빼는 법" 뿐 아니라 "건강해지는 법"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르침을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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