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셋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
삼십육계의 7번째 계책은 사람 셋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무중생유'의 계책입니다.
워낙 유명한 사자성어이기도 하지만 워낙 요즘 시대에도 검레기, 기레기등과 함께 가짜뉴스 유포에 일조하는 일부 유투버들이 쉬지 않고 사용하는 방법이기에 이제는 신선할 것도 없는 계책인 것 같습니다.
간인무고무중생유(奸人謀嫡無中生有)
여기서 등장하는 한무제는 간신들이 태자에게 간언으로 없는 죄를 만들어 누명을 씌웠을 때 이를 판별할 지혜가 없어 무중생유의 계책에 넘어가 태자를 죽이게 됩니다.
“천하에 현재(賢才)란 본래 많지 않사옵니다. 마음에 조금 거슬린다 하여 죽여 버리시면 천하의 현재가 어찌 남아나겠습니까? 부황께서는 줄곧 목마르신 것처럼 현재를 찾으셨는데 무엇 때문에 찾으셨습니까?제대로 쓰지도 않으시고 죽여 버리시면 이후 어떤 현재가 부황을 도와 천하를 다스리려 하겠습니까?” “허허허, 인재가 없어서 걱정이냐? 네가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구나. 인재를 알아본다면 어찌 인재가 없는 것을 겁내겠느냐?소위 인재란 유용한 기물과 같은 것이다. 생각해 보아라. 재능이 있으면서도 힘을 다하지 않는다면 재능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남겨서 무엇에다 쓰겠느냐?” 태자는 부황의 이 말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알고 보니 부황의 용인지도(用人之道)는 ‘나에게 쓰임이 있어야 하고, 쓰임이 없다면 죽여 버리는 것’이었다.
역사에 손꼽히는 빌런 한무제
무제는 중국 최초의 ‘사람을 길들여 공구로 만들 수 있다’는 공구론자(工具論者)였다.
문제(文帝)와 경제(景帝)의 성세(盛世)는 무제를 위하여 많은 인재를 키웠다. 허다한 이들 인재들은 무제에게 중용되었다. 그러나 무제는 이들을 쓰다가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죽였다. 죽은 승상만도 몇 명은 족히 되었다. 그가 가장 중용했던 일대의 거유(巨儒) 동중서(董仲舒)조차도 완곡한 평을 했다가 죽임을 당했으며, 사마천(司馬遷)은 거세되는 궁형(宮刑)을 당했다. 유일하게 직언할 수 있었던 급암(汲黯)이 무제에게 말했었다.
이렇게 인재를 쉽게 쓰고 버리기를 반복했던 한무제의 이력은 무척이나 화려합니다. 그 유명한 사마천이 궁형을 당한 황제가 바로 이 한무제인데 당시 몇몇 충신들은 인재를 가볍게 여기는 한무제에게 충언을 하기도 했지만... 그가 대꾸한 말이 더 가관입니다.
충신 : 폐하께서 인재를 얻는 일에 고심하시면서 이들을 충분히 활용치 않으시고 죽이셨나이다. 이렇게 한 명을 얻으면 한 명을 죽이시니 한정된 인재들이 끊임없는 살육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나이까? 신은 인재들이 고갈되어 폐하를 도와 치국(治國)할 사람이 없을까 두렵나이다.
한무제 : 인재 없는 시대가 어디 있소.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인재를 알아볼 수만 있다면 사람이 없을까 걱정하겠소. 소위 인재라는 것은 유용한 공구일 뿐이오. 사람의 부림을 듣지 않는 공구라면 무재(無才)와 뭐가 다르겠소. 죽이지 않으면 무엇에 쓰겠소?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사람을 부렸다간 큰 사단이 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무튼 떠도는 소문의 출처와 확산 시키는 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쉽게 무고한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이 전략은 현대사회에서는 너무나 흔한 잡계가 되어버리고 만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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