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계 성동격서聲東擊西 | 동에서 소리내고 서를 치듯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라
젊은 반초(班超)는 붓을 내던지고 탄식한다.
“대장부란 비록 지략이 없어도 이역(異域)에서 공을 세워 봉후(封侯)의 지위를 얻은 부개자(傅介子)나 장건(張騫)을 배워야지. 어찌 오랜 세월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겠는가?”
반초는 이렇게 탄식하고 분연히 서역의 땅을 밟아 장장 31년을 전전하며, 조정의 군대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도 50여 개 나라를 신복(臣服)시키고 하서(河西)로 통하는 길을 개척하여 비단길을 열었으며, 동서 교류를 촉진하여 인류 발전에 탁월한 공헌을 했다.
삼십육계 중 주위상(줄행랑)만큼이나 유명한 고사성어인 성동격서를 저는 바둑 두기를 즐겨하시는 아버지에게 바둑을 통해서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릇 우를 얻고자 하면 좌를 흔들어 상대의 집중과 힘을 모으고 그 틈을 타 우를 취하라고 하는, 바둑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인 전략이라고 아버지가 설명해주시면서 알려주신 고사성어였던 것이죠.
(물론 전 아직까지도 바둑은 잘 두지 못합니다.)
인(因)은 과(果)를 안고 있으며, 과(果) 안에는 인(因)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렇게 하여 인과(因果)는 서로 맞물려 돌면서 오묘한 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한나라 명제 시절 서역을 전전하며 큰 병력을 쓰지않고 교역로(실크로드)를 개척한 반초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천조가 비록 강하나 서역에서 수천 리나 떨어져 있소.
채찍이 길어 말의 배를 때리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선선국에도 도움이 되지 못할까 걱정이오.”
당시 해당 지역은 여러 군소국가들이 독립적으로 세력을 가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설득 혹은 정벌이 필요했던 상황으로 반초는 뛰어난 외교술과 전략으로 각 세력들의 힘을 모으는 데에 성공합니다.
“다른 나라와 통사(通使)하려는 것은 전쟁이 아니옵니다. 인마가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선선국의 행차에서 저와 36명의 이사는 생사를 함께한 정의(情誼)를 맺었습니다.
또한 이형자들은 조금의 근심도 없고 허명을 쫓지 않아 어려움에 처하자 죽음을 무릅쓰고 충성을 다하였습니다..."
“유목민들이 양떼를 돌볼 때는 바람과 폭설, 모래바람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대영웅께서 서역을 진무(鎭撫)하시는 일을 어찌하여 중도에서 그만두시려 하십니까?”
반초의 서역정벌은 반평생에 걸쳐 이루어진 업적으로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인화(人和)의 조화로운 시기를 기다리고 준비하며 서역 정벌의 대계를 완성해 갑니다.
“그러나 이번 걸음에 강거에서의 일이 비교적 순조로워 서쪽으로 조지(條支)와 안식(安息)을 거쳐 서해(西海)에 이르러 멀리 대진국(大秦國 : 로마 제국)을 보았습니다. 제가 듣기에 대진국은 우리 대한 다음으로 강국이라 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큰 바다인 서해가 가로막아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서역을 개척하는 반초의 걸음 걸음,
반초(班超, 32년 - 102년)는 중국 후한의 무장이다. 문사가문 출신으로 자는 중승(仲升).
흉노족을 효율적으로 방어했으며, 광무제의 통치 기간 기마부대를 이끌고 흉노를 격퇴하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하였다.
전한의 장건의 활약 이후 끊겼던 실크로드에서 다시 사절단으로 파견되어 서역과 무역을 할 수 있었다. - 출처 : 위키피디아
“성동격서, 일계지모(一計之謀)에 반생을 매달렸어. 그렇다, 인생에서 일계지모라도 펼칠 수 있다면, 그리고 모략으로 공을 이룰 수 있다면 통쾌한 일 아닌가?”
장건은 서역의 군소국가들 사이에서 흉노에 의해 떨어진 한나라의 위상을 회복하고 다시 각 국가들과의 동맹을 견고히 함과 동시에 서쪽 방향에서 흉노를 격퇴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이는 직접 동에서 서(한 > 흉노)로 정공을 택한 것이 아닌 서쪽의 세력을 견고히 한 뒤에 서에서 동을 격퇴하는 성동격서의 큰 그림과 그 담대한 실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치 MMORPG의 공격대에 비유하자면, 메인 탱커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 충분한 어그로를 끔과 동시에 적의 시선과 공격방향을 자신에게로 돌리고 딜러들이 공격의 위협없이 그 배후를 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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