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nBWEQ/btrcokziBcx/fO63k0xyaWgFH3NpjdlfFK/img.jpg)
독서노트
러시아어로 중국을 "키타이(Китай)"라고 발음하는 이유
지금의 러시아사람들이 보기에는 거란은 바로 중국이고 지금까지도 러시아어에서는 중국을 거란(Китай - "키타이"로 발음)이라고 합니다.
다섯번째 계 진화타겁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 2대 황제 야율덕광(遼 太宗 耶律德光, 902년 ~ 947년)재위 시절 당나라의 내분을 틈타 후당 정권을 빼앗게 됩니다.
당시 후당 명종 이사원은 죽은 지 3년이 됐고, 여러 왕자들은 황위를 쟁탈하기 위하여 온갖 다툼 끝에 양아들 이종가가 말제(末帝)가 되고 후당 말제 이종가는 무도하여 석경당의 공격을 막지 못하고 멸망하게 됩니다. 말제를 몰아내고 즉위한 어린 황제 석경당은 연운십육주를 요나라에 바치고 매년 30만필의 비단을 조공하는 조약을 맺어, 석경당보다 10세 연하의 야율덕광을 「아버지 황제」라고 칭하게 됩니다.
이로써 거란은 칼에 피를 보지 않고도 넓은 땅을 가지게 되었으며 북방을 200여 년간 통치하게 됩니다.
진화타겁 : 내란의 흐름을 읽고 적절한 타이밍을 취하는 섬세한 전략
“석경당과 조정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고는 있지만 어찌되었든 동상(同床)입니다. 서로 칼을 겨누고는 있어도 아직 서로 찌르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든다면 형제가 같은 침대 위에서 다른 꿈을 꾸더라도 밤중에 돌연 외인(外人)이 침입하면 대인께선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폐하, 남조가 동실(同室)에서 싸움을 할 때까지 기다리셔야 하옵니다. 그런 후에 우리 거란국이 출병을 해야 하옵니다. 이를 일러 ‘진화타겁(趁火打劫)’이라고 하옵니다.”
어부지리가 행운에 의한 불로소득이라면 진화타겁은 내란의 흐름을 읽고 이득을 취할 타이밍을 취하는 보다 섬세한 전략입니다. 이러한 진화타겁의 계를 꾸민자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한연휘로, 그는 후당의 왕위다툼을 이용하여 후당의 땅을 취할 계략을 세웁니다.
한연휘의 이 전략은 계획대로 진행되어 야율덕광은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여 당군의 진안 성채를 포위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연휘는 이렇게 포위하고 나서 새로운 전략 ‘위이불타(圍而不打)’, 즉 포위하고 나서 공격은 하지 않고 적이 수고하도록 그 변화를 조용히 앉아 기다리는 계(計)를 구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것 또한 작은 진화타겁의 전략이라 할 수 있었다.
대환(大環)으로 소환(小環)을 둘러싸 빈틈없이 하고는 야율덕광으로 하여금 어부지리(漁父之利)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자고로 도요새와 조개가 싸우는 틈을 타서 어부가 둘다 잡았다는 이야기에서 기인한 계책이었다. 여기서 어부는 피동적으로 우연히 강변을 지나다 싸우는 도요새와 조개를 구경하던 도중 수고하지 않고 웃으며 잡았다지만, 한연휘는 주동적으로 이런 책략을 만들어 간 것이었다.
진화타겁(趁火打劫) vs 인화소신(引火燒身)
“폐하, 거란은 진화타겁(趁火打劫)을 목적으로 온 것이옵니다. 더 남하를 하신다면 이는 진화타겁이 아니라….”
“무엇이란 말이오?”
“인화소신(引火燒身), 즉 불을 붙여 자신의 몸을 태우게 되는 것입니다.”
책의 말미에 ‘진화타겁’의 계(計)만은 소멸되지 않고 사람마다 활용하였는데, 선용(善用)하는 자에겐 득이 되었고, 악용(惡用)하는 자에겐 자신의 몸을 태우는 불이 되었으니, 세인(世人)은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마치 "흑마법에 힘에 사로잡힌자는 스스로 그 재물이 되리라"라고 하는 듯한 경고 같네요.
'책 >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십육계 제7계 무중생유 無中生有 : 없어도 있는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 (0) | 2021.09.13 |
---|---|
삼십육계 제6계 성동격서 聲東擊西 : 동에서 소리내고 서를 치듯 상대방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유도하라 (0) | 2021.09.12 |
역사의 쓸모, 최태성 : 경주 최부자댁, 평사리 최참판댁 (0) | 2021.09.11 |
역사의 쓸모, 최태성 : 영의정 이원익과 사또 최석 (0) | 2021.09.10 |
역사의 쓸모, 최태성 : 왜 할머니, 할아버지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나왔을까 (0) | 2021.09.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