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성에 불시착한 로빈슨 크루소 : 마션 , 앤디 위어 독서노트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맷 데이먼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마션'은 아직 보지않은 상태에서 이 소설을 접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을 그 Variations 보다 먼저 읽어야 하는 강박증이 있나봅니다.) 아무튼 이 소설은 첫 문장부터 범상치 않네요. 소설 도입분의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I'm pretty much screwed. That's my considered opinion. Screwed. 보통 그동안 접했던 고립과 생존이라는 주제의 이야기들은 나 같이 바다 가운데에 고립되는 무인도를 그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우주 그것도 화성 한복판이라니... 참 스케일이 남다르고 독특한 작가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장 한장을 넘기기 .. 2021. 8. 13.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한스 라트(그리고 신은 시리즈의 마지막) 독서노트 「그렇긴 하지만, 어디 가서 레드 와인 한 병 구하지 못한대서야 신이라고 할 수 있겠어?」 몇 시간 뒤 아벨은 자신의 조달 능력을 여실히 입증했다. 결코 싸 보이지 않는 아마로네 와인을 보란 듯이 내게 내민 것이다. 나는 어디서 이런 좋은 물건을 구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고 만다. UND GOTT SPRACH: DU MUSST MIR HELFEN 그렇게 한 인간을 찾아왔다가 목숨을 잃었던(예수 아님) 아벨은 부활해서 야콥을 찾아오면서 시리즈의 마지막 그리고 「신은 내게 도와 달라고 말했다」는 시작합니다. 여기서 야콥이 그리고 독자들이 의문을 가지게 되는 점은 '부활한 신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입니다. 부활 뒤 갈릴리 호숫가로 제자들을 찾아간 예수의 재회처.. 2021. 8. 8.
악마도 때론 인간일 뿐이다 - 한스 라트(feat. 단테 - 신곡「지옥편」) 독서노트 「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토니 아우어바흐가 말한다. 「여긴 무슨 일이 있었죠?」 내가 묻는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셰익스피어 버전으로 말하자면, 오, 사랑하는 야콥, 지옥은 이제 텅 비었다오, 악마는 죄다 지상으로 옮겼으니.」 단테의 신곡이 "지옥 - 연옥 - 천국" 이렇게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듯 한스 라트의 그리고 "신은 시리즈" 역시 3부작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다만 3부작을 나누는 경계가 달라 굳이 나누자면 각 권을 "창조 - 타락 - 구속"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네요. 이 책은 주로 인간의 타락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다룹니다. 물론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요. 「좋아요. 그럼 오늘의 지옥 메뉴는 뭐죠?」 「더티 마티니요. 진과 베르무트에다 올리브 주스 몇 방울을 .. 2021. 8. 7.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feat.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독서노트 「신이 노름꾼이라고요? 거참 흥미롭네요. 예전에 아인슈타인이 이런 말을 했죠.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나도 알아요. 아인슈타인은 낄 데 안 낄 데 모르고 아는 척하기 좋아하는 인간이죠. 신은 주사위를 던질 뿐 아니라 룰렛도 아주 좋아해요. 블랙잭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끔 포커도 쳐요. 생각해 봐요. 도박꾼이 아니라면 어떻게 인간 같은 족속을 만들 생각을 했겠소?」 UND GOTT SPRACH: WIR MÜSSEN REDEN! 개인적으로 (고전 문학을 제외하고) 2019년 읽었던 최고의 소설을 꼽으라면 한스 라트의 '그리고 신은...' 3부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나오는 대심문관 이야기를 좀 더 현대적이고 캐주얼하게 풀어낸 버전이라고 할.. 2021.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