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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기계발

클루지(kluge)란 무엇인가? : 클루지, 개리 마커스

by Caferoman 2023. 11. 23.

클루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유전적 결함들 : 클루지, 개리 마커스

 

클루지(Kluge)의 뜻, 어원 : 진화의 과정에서 발생한 인간의 판단 결함

‘클루지kluge’라는 단어의 기원과 철자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대부분은 ‘영리한’을 뜻하는 독일어 단어 ‘클루그klug’가 기원이라고 믿는다. 『컴퓨터 은어 해커사전The Hacker’s Dictionary of Computer Jargon』에 따르면, 1935년에 이미 ‘클루지Kluge 종이 공급기’라는 말이 쓰였다. 그것은 인쇄기의 부속물이었다. 클루지 공급기는 작고 저렴한 전기 모터와 전자 제어장치가 있기 전에 설계되었다. 이것은 한 구동축으로부터 작동에 필요한 모든 동력을 공급받고, 또 부품들 사이의 박자가 맞도록 캠cam과 벨트와 연동장치를 복잡하게 연결해 놓은 것이었다. 때문에 이것은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웠으며 고장이 잦았고 고치기도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도 이것은 아주 영리한 장치였다!
- 책의 본문 중

 

클루지라는 말이 처음으로 대중화된 것은 1962년 2월, Jackson Granholm이라는 컴퓨터 분야의 한 선구자가 농담조로 쓴 「클러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How to Design a Kludge?」라는 논문을 통해서라고 합니다. 그는 이 논문에서 클루지를 “잘 어울리지 않는 부분들이 조화롭지 않게 모여 비참한 전체를 이룬 것”이라고 정의했는데요,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우리의 마음은 클루지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인류의 뇌가 진화를 하는 과정에서 최적화가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inevitable) 결과가 아닌 진화 속에서 ‘생길 수 있는(possible) 결과’로써의 결함이 발생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이 결함은 몇몇은 유익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으나 몇몇 결함들은 정말로 최적 수준 이하의 것이며, 그저 진화가 더 나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는 것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것에서 배울 수 없는 두 가지를 클루지에서 배울 수 있다.
첫째로 클루지는 우리가 진화해온 역사에 대해 특별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게 되면 그것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쉽게 알아챌 때가 많다. 불완전한 것은 이런 생각에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법의학적’ 단서를, 다시 말해 과거를 재구성하고 인간의 본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로 클루지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에 대해 단서를 줄 수 있다. 우리가 80퍼센트 완전하든 아니면 20퍼센트 완전하든 우리 인간에게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클루지는 이 길을 우리에게 제시할 수 있다. 우리가 진화해온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들여다 볼 때, 우리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우리의 마음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의 본문 중

 

 

맥락 기억( contextual memory)

컴퓨터의 데이터 뱅크에 있는 모든 항목은 고유한 위치 또는 ‘주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우편번호 기억(postal-code memory)’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모든 기억은 해당 주소를 찾아가 그곳에 있는 데이터를 읽어오는 구조인데요, 이와 달리 인간의 기억 방식은 ‘맥락 기억(contextual memory)’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다루고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즉, 여 러 가지 단서(맥락)를 사용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는 점이지요.

 

유명한 행동주의 심리학자 John Watson의 제자였던 Harvey Carr는 1917년에 쥐에게 미로 달리기를 훈련시키는 아주 흔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쥐들이 미로 자체와는 아무 상관없는 요인들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컨대 전등이 켜진 방에서 훈련을 받은 쥐는 자연광보다 전등이 켜진 방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미로를 더 잘 찾아갔다. 조명은 미로 달리기 과제와 특별한 관계가 없었는데도, 쥐가 검사를 받은 맥락이 (곧 쥐가 익숙해진 환경이) 미로 달리기에 대한 쥐의 기억에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그 뒤로 거의 모든 생물이 (기억 내용과 관계가 있든 없든) 기억에 접근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맥락을 사용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 책의 본문 중

 

이러한 맥락 기억이 가지는 단점은 바로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인간의 기억은 뇌 속의 위치가 아니라 단서를 중심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쉽게 혼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내가 어제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까닭은 어제 아침식사가 그제 아침식사나 또 그 전날 아침식사와 너무 쉽게 혼동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소설 『1984년』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구절이 나온다. “오세아니아는 언제나 유라시아와 전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이한 것은 최근까지 실제로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와 한 번도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윈스턴Winston도 잘 알고 있었듯이 오세아니아가 유라시아와 동맹을 맺고 동아시아와 전쟁을 치른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1984년』의 독재자들은 역사를 뜯어고쳐 대중을 조작했다. 이제야 나는 오웰의 공상이 그렇게까지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기억이, 심지어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한 기억까지도 수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 기억은 불안정해진다. 기억은 변화될 수 있으며, 이것은 정치적 사건이나 우리 자신의 경험처럼 아주 중요해서 굳게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이는 기억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 책의 본문 중

 

저자는 인간이 우리 조상들은 거의 언제나 즉각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살면서 정확성보다는 속도를 중시하는 기억 체계가 발달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클루지가 진화의 과정에서 발생한 유전적 특성 또는 결함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신속하지만 신뢰하기 어려운 맥락 기억을 토대로 우리의 추론 능력이 발달했다는 사실은 어떤 이상적인 타협의 산물이 아니다. 추론에 사용되는 두뇌 회로가 왜곡될 수 있는 기억을 가지고 작업하는 까닭은 그것이 진화를 통해 생겨난 유일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려 깊은 추론에 적합하면서도 정말로 믿을 만한 기억을 갖추려면 진화의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 
- 책의  본문중

 

초점 맞추기 착각(focusing illusion) : 주변의 정보만으로 사람의 생각은 쉽게 조작된다.

초점 맞추기 착각(focusing illusion)이라고 불리는 현상은 단순히 사람들의 주의를 이런저런 정보로 돌림으로써 사람들의 생각을 조작하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줍니다.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한 연구에서 대학생들은 두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당신은 전반적으로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습니까?” 한 집단의 대학생들은 바로 위와 같은 순서로 두 질문을 받은 반면에, 다른 집단의 대학생들은 반대 순서로 두 질문에 답했다.
그 결과 행복에 관한 질문을 먼저 들은 집단에서는 사람들의 대답 사이에 상관관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질문의 순서를 뒤바꾸자 사람들의 초점은 분명하게 낭만에 맞추어졌다. 졸지에 사람들은 행복을 연애와 무관한 것으로 볼 수 없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데이트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했고 데이트를 많이 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우리의 신념이 실제로 얼마나 무른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적인 느낌조차 우리의 초점이 마침 그때 어디에 맞추어져 있는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책의 본문 중

 

그 외에 인간에게 내제된 클루지들

여러분의 핸드폰 번호 끝자리 세 개에 400을 더하라. 그렇게 했으면 이제 다음 질문에 답하라. “유럽을 침입한 훈Huns족의 왕 아틸라Attila가 결정적으로 패배한 것은 몇 년도인가요?”

 

  • 닻 내림과 조정(anchoring and adjustment) 현상 : 이 간단한 질문을 통한 실험을 했을 때 자신의 전화번호에 400을 더한 값이 600 미만인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평균 서기 629년이라고 추측했거 자신의 전화번호 더하기 400이 1200~1399 사이인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서기 979년이라고 답해 무려 350년의 차이가 났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참고로 아틸라의 군대가 실제로 방향을 돌린 시점은 서기 451년이었습니다.)
  • 맥락 의존 현상 :한 실험에서 펜이 입술에 닿지 않도록 가볍게 펜을 치아로 문 사람들은 입술을 오므려 펜을 문 사람들보다 제시된 만화를 더 재미있다고 평가하였다. 펜이 입술에 닿지 않도록 가볍게 펜을 이빨로 물고 있어라. 그러면 여러분이 미소 지을 때처럼 입가가 위로 올라간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맥락 의존적인 기억의 영향 때문에 위로 향한 입술은 자동적으로 행복한 생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 위협적인 상황에서 강화되는 친숙 효과(familiarity effect) :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 정권을 인정하거나 심지어 사랑하기까지 한다. 심리학자 존 조스트John Jost가 말했듯이 “봉건제도, 십자군 전쟁, 노예제도, 공산주의,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책, 탈레반Taliban 정권 등을 체험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체제가 비록 불완전했지만 도덕적으로 정당했으며,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대안 체제보다 더 낫다고 믿었다.” 이쯤 되면 정신적 오염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초점 맞추기 착각(focusing illusion), 후광효과(halo effect), 닻 내림과 조정(anchoring and adjustment) , 친숙효과(familiarity effect) 등의 정신적 오염의 예들을 통해 책은 우리의 사고 방식을 두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 반사 체계(reflexive system)  :
    • 빠르고 자동적이며 주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사고 체계, 선조 체계(ancestral system) 라고도 한다.
    •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빠르고 자동적으로 전개된다.
    • 소뇌, 운동 통제와 관련된 기저핵(basal ganglia), 정서와 관련된 편도체(amygdala)와 같은 진화적으로 오래된 뇌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 숙고 체계(deliberative system) : 
    • 신중하고도 판별력 있게 천천히 진행되는 사고 체계.
    • 곰곰이 생각하고 살피며 심사숙고하여 판단을 내린다.
    • 전뇌(forebrain)에, 특히 다른 포유동물에서도 작게나마 발견되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 근거한다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 믿고자 하는대로 보고 인지한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을 위협할 만한 것보다 자신의 신념에 잘 들어맞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정의합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지 18개월이 지난 뒤에도, 조지 부시George W. Bush에게 투표했던 사람들의 58퍼센트는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었다고 여전히 믿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들이 직접적인 증거가 없음이 분명한데도 종교적인 믿음을 고수할까?” 이것을 설명하려면 진화를 통해서 우리 인간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도록 자신을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기도하고 나서 뭔가 좋은 일이 생기면 이 두 가지가 서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때는 이런 불일치를 그냥 지나친다.) 동기에 의한 추론과 확증 편향이 없다면 세상은 전혀 딴판일 것이다.

 

확증편향에 대한 책의 몇 가지 예시 중 하나인데요, 종교가 확증편향에 의한 것이다라는 주장은 반대로 무신론이라는 저자의 신념을 위협할 만한 유신론 보다 자신의 신념에 잘 들어맞는 무신론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확증편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아이러니한 구절입니다.

 

신념은 세 가지 근본적인 요소들을 꿰매어 놓은 것 같다. 곧 기억 능력, 이미 아는 사실에서 새로운 사실을 도출하는 추론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각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이책의 결론은? :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

이책은 다소 지루한 중반 쳅터를 거친 뒤에 결국 이러한 클루지를 이겨내고 합리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우리가 주의해야 할 13가지 제안 사항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이 뒤에 25 페이지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저자의 문체의 문제인지 문장이 장황하지만 다소 가볍고 사족이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 인간은 증거들을 침착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에 익숙지 않다. 단순히 대안들의 목록을 작성해보는 것만으로도 추론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 이 비누는 99.4퍼센트 순수한가, 아니면 0.6퍼센트 유해한가? 언제나 사태를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상대의 질문을 재구성하는 습관을 기르자.
  3. 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 우리에게는 상관관계를 인과관계와 혼동하는 자연적인 경향이 있다. 우리는 자라면서 배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자라는 것이 (그 자체로) 우리가 배우는 것의 원인은 아니다.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 우리는 흔히 표본이 매우 작을 때조차, 그곳에서 발견한 유형에 대한 ‘설명’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이를테면 겨우 몇몇 야구경기에서 또는 단 하루의 주식시장 결과에서 발견되는 유형은 순전한 우연 이상의 것을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 유혹은 우리가 그 대상을 볼 수 있을 때 가장 크다. 때문에 우리는 순간의 충동에 휩싸여 있을 때보다 미래를 계획할 때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쉽다.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 단순히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목표를 구체적인 조건 계획(contingency plan)의 형태로 바꾸라.(이를테면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와 같이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 : 피로할수록 숙고 체계보다 반사 체계에 더 의존하게 된다. 주의가 산만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승리의 조건이란 바로 적절한 휴식과 최대한의 주의집중이다.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 개인의 수준에서 기회비용을 고려한다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기로 결정할 때마다, 이것 아니면 다르게 보낼 시간을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 실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대답을 정당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덜 편향된 결정을 내린다. 자신의 결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명할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은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이며, 따라서 관련 정보들을 더 자세히 분석하고, 더 세련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 우리의 마음은 가까운 것과 먼 것에 대해 거의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곧 가까운 것은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반면에, 먼 것은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이 현재와 미래를 각각 어떻게 다르게 다루는지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즉각적인 사고와, 거리를 둔 사고,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면서 균형을 이룰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지금 우리 마음을 지배하는 것에만 의존해 결정을 내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을 것이다.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 이 실험에서는 피험자들에게 두 가지 출처의 정보를 제시하였다. 하나는 『컨슈머 리포츠Consumer Reports』에 보고된 통계학적으로 탄탄한 연구결과로서, A 상표의 콘돔에게 더 후한 점수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떤 한 학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단 하나의 일화로서, B 상표의 콘돔을 추천하였다. 이유는 A 상표의 콘돔이 한창 성교하는 도중에 찢어져서 혹시 모를 임신에 대한 불안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이 두 글을 읽은 뒤에 사실상 모든 학생들은 『컨슈머 리포츠』가 더 믿을 만하며, 다른 친구들이 일화적 증거를 토대로 선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하였다. 그러나 본인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거의 3분의 1의 학생들은 생생하고 일화적인 것에 굴복하여 B 상표를 선택하였다.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 결정은 심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완전한 정보를 획득하고 모든 우발적인 경우와 반대 경우들에 대해 충분히 성찰할 때까지 모든 결정을 마냥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장 신중한 결정은 가장 중요한 선택을 위해 아껴 두어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 합리적으로 되자고 스스로 되뇌는 것이 유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앞선 방법들을 사용하도록 자신을 예비(prime)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결론만 때어 놓고 보면 다들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조언이라 책의 추천사나 홍보내용과는 달리 다소 어수선한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문장에 없어도 되는 군더더기 미사여구가 이렇게나 많아?"라는 생각이 수차례 들었던 것이 그저 개인적인 언어 감수성 부족의 문제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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