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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철학종교

일하는 당신, 행복한가? : 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 오가와 히토시

by Caferoman 2021. 10. 2.

아침 3분 데카르트를 읽다 - 오가와 히토시

우리의 머리는 다 고만고만 하다 - 데카르트

"양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배분된 것이다."

 

여기에서의 ‘양식(bon sens)’은 ‘분별’이나 ‘이성’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단어로 데카르트의 저 문구는 다시말해 머리는 누구나 고만고만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서두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머리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된다는 점이지요. 데카르트는 여기서 좋은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그것을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철학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그럴듯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며, 학식이 자기만 못한 사람들로 하여금 칭찬하게 만드는 수단을 제공한다.”

 

데카르트의 이 표현은 조금 흥미로운데요 한마디로 "철학은 있어보이는 척하기에 유용하다"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의 등장

"인간이 인식하는 모든 사항은 같은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옳지 않은 것은 받아들이지 않으며, 다른 부분을 연역하는 데 필요한 순서를 확실히 지킨다면 아무리 멀리 떨어진 것에도 결국은 도달할 수 있고 아무리 감추어진 것이라 해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가를 찾는 데에 나는 그다지 고생을 하지 않았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인식하기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동일하게 받아들여지는 몇 가지 의견 중에서 가장 온건한 것만을 선택했다.”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에서 무엇보다 유명한 구절은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인데요.

위 구절은 데카르트의 합리론이 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에서 시작하여 순서를 지켜 탐구한다면 결국 어떠한 진리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카르트의 철학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의 제2의 격률은 나 자신의 행동에 있어서 가능한 한 확고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며 한번 결정을 내린 이상 그것이 아무리 의심스러운 의견이라도 일관성 있게 따르는 것이다.”

 

그렇게 가장 확실한 것으로부터 가장 정확한 순서로 탐구하겠다는 의지를 통해 데카르트는 무엇보다 확실한 것이 바로 사유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존재라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의 제3의 격률은 운명보다 오히려 자신을 이겨내도록, 세상의 질서보다 자신의 욕망을 바꾸도록 항상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능력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은 우리의 사상밖에 없다는 사실을 믿도록 나 자신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헤아릴 수 있는 것은 그리고 우리의 능력 안에 있는 것은 우리의 사상이라는 점에서 데카르트는 그 유명한 명제에 이르게 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회의론자들의 터무니없는 상정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이 진리가 견고하고 확실하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에 나는 내가 구하고 있던 철학의 제1원리로 이 진리를 주저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입니다.

 

데카르트가 《방법서설》 이전에 쓴 《세계론》이라는 책은 지동설의 입장에서 쓰여졌는데 갈릴레오의 재판을 보고 출판을 단념했다고 합니다. 공들여 쓴 글을 세상에 선보이지 못한 쓰라린 경험 끝에 1637년, 그는 마침내 《방법서설》을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데카르트는 당시 학술 서적을 집필하는 데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라틴어가 아니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프랑스어로 《방법서설》을 썼는데 이는 첫머리에 등장하는 “양식은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게 배분된 것이다.”를 솔선수범하여 실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방법서설》의 정식 제목은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 있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서설. 그리고 그 방법에 관한 시론(굴절광학, 기상학, 기하학)》으로 전체 내용이 500쪽 이상에 이르고, 주 내용은 과학에 대한 것입니다만 서문은 78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서문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방법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철학과 과학에 대한 태도를 보면 기본(Foundation)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가 얼마나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그러한 철학자,과학자가 되었는지에 대해 내심 존경심을 가지게 됩니다.

 

“기초를 깊이 파고들면 그 위에 구축되어 있는 모든 것들은 저절로 붕괴되기 때문에 내가 일찍이 믿고 있던 모든 것을 지탱하고 있던 원리, 그 자체를 직접 탐구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확실하고 흔들리지 않는 잣대를 발견할 수 있다면 거대한 희망을 가져도 된다.”

 

이원론, 무신론자 데카르트

“이처럼 눈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정신 안에 있는 판단 능력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적인 실체의 본성은 '사유하는 것'이며 물질적인 실체의 본성은 '연장된 것'이라고 보보았으며 또한 육체 없이도 존재하는 내가 가능하다고 본 그의 사상은 정신을 물질과는 분리되어 생각할 수 있는 이원론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혀 인식하지 않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다. 판단을 하려면 지성이 필요하지만 인식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의지도 필요하다.”

 

하지만 불확실한 모든 것에 대하여 의심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그의 철학적 관점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무신론자로 평가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동시대 철학자이자 과학자로 비슷한 테크트리를 타고 있던 파스칼은 데카르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데카르트는 신 없이 지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데카르트는 신에게 손가락 움직임 하나만으로 세계를 확립하라고 재촉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지만, 그 후에 그는 신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았다." - 블레즈 파스칼

 

철학 과학분야에서 폭넓게 영향을 미친 데카르트

그는 동시대 파스칼과 마찬가지로 수학,과학,철학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파스칼도 그렇고 데카르트도 그렇고 이렇게 오만 분야에 발을 걸치면서 이 모두를 잘하는 모습을 보면 엄친아 스러운 통섭의 능력을 갖춘 능력자들이 여럿 존재하였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사랑의 대상을 자신 이하로 평가할 때, 그 대상에는 단순한 애착을 가질 뿐이다. 대상을 자신과 동등하게 평가할 때, 그것은 우애라고 부를 수 있다. 대상을 자신 이상으로 평가할 때, 인간이 갖추고 있는 정념은 헌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

 

데카르트의 책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동시대 라이벌이라고도 볼 수 있는 파스칼의 책과 비교해가며 읽으면 더욱 좋을것 같네요. 혹시 "팡세(Pensées)-블레즈 파스칼"를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방법서설과 함께 팡세를 읽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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