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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제1계 만천과해 瞞天過海 :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너다. 독서노트 명(明)나라 때 이르러 누군가가 ‘삼십육계’란 말을 연역(演繹)하여 역사상 끊임없이 쌓여 온 금낭묘계 중에서 36종의 유형을 추출하여, 평이하고 선명한 성어(成語)로 만들어 묘사하면서 일목요연하고 명확한 뜻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때부터 ‘삼십육계’는 추상적이고 심오한 모략(謀略)을 뜻하는 군사(軍師)들의 전문용어가 되었다가 차츰차츰 일반적인 개념의 말로 진화했다. "삼십육계" 라고 하면 보통 우리는 "줄행랑" 또는 "주위상"으로 표현되는 마지막 36번째 계책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싶네요. 2015년 리디북스 Paper를 구매하면서 함께 구매한 패키지에 삼십육계 시리즈가 있어서 접하게 된 전 36권인데, 한권 한권 읽다보니 어느새 33계, 4권의 책만이 남았네요. 제1계 만천과해.. 2021. 8. 28.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소설 첫문장의 중요성을 말할 때 끊임 없이 화자되는 소설 독서노트 소설에서 첫문장의 중요성을 말할 때 끊임 없이 화자되는 소설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 夜の底が白くなった。信号所に汽車が止まった。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은 무엇보다 위의 첫문장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 과 더불어 첫문장에서 반은 먹고 들어가기로 유명한데... 사실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에는 '뭐가 그리 훌륭한 문장이라는 거지?'라며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다들 훌륭한 브루고뉴 특급밭에서 생산된 특급 빈티지의 피노누아를 누군가 주었는데, '다들 극찬하는 거 말고는 개인적으로 즐겨먹는 피에몬테 지역 와인만 못하다...'라며 개인적인 감상이 다른것 같은 이질감이 느껴졌었.. 2021. 8. 24.
은하영웅전설, 다나카 요시키 : 엘리트의 독재와 중우정치 사이의 딜레마 독서노트 결단을 내리고 싶지 않을 때 내리지 않아도 된다면 인생은 장밋빛으로 가득할 것이다. - 2권 본문 중 '정치 따위 나하고는 관계 없어.'라는 한 마디는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한 권리 박탈 선언이다. 정치는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수하는 법이다' - 10권 본문 중 제국주의와 민주주의의 격돌 "그것은 제가 한 말 치고는 드물게 진중한 발언이었습니다. 국가가 세포 분열해 개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의지를 가진 개인이 모여 국가를 구성하는 것인데, 어느 쪽이 주이고 어느쪽이 종인지, 민주 사회에서는 자명한 이치 아닙니까?" - 양 웬리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막대한 피를 흘리고 국가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국민들의 고혈을 짜내야한다면, 정의란 탐욕스러운 신과도 같다. 끊임없이 산 제물.. 2021. 8. 20.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읽는 책 3 : 페스트 - 알베르 까뮈 독서노트 질병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사람이란 기다림에 지치면 아예 기다리지 않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우리 도시 전체는 미래에 대한 희망 없이 살고 있었다. 1947년에 발표된 에서 묘사된 알제리 오랑시의 상황은 2020년 코로나를 상대하는 우리와 매우 흡사합니다. 소설에서 역병에 의해 격리된 도시에서 그 질병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간성을 바라보듯 오늘날 우리 역시 코로나를 대하는 다양한(수고든/민폐든) 부류의 구성원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었고, 그들의 생각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었다. 모든 일이 거기서만 끝났더라도 아마 그 일은 습관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이제 이 질병이 진정되었다고 방심하던 찰나 몇 차례에 걸쳐 확산되었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터졌을.. 2021. 8. 20.
데미안, 헤르만 헤세 (feat.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 이적) 독서노트 20세기 말에는 동네마다 도서/만화책 대여점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던 동네는 행정상 구분만 서울이지 워낙 낙후된 지역이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 거의 한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가야 했던 구리시립도서관일 정도로 멀었습니다.. 그 외에 주변에서 책을 빌릴 수있는 곳은 그나마 작게 도서 대여서비스를 하던 동네 동사무소가 있긴 했지만 운영종료시간이 동사무소 업무시간과 비슷하게 일찍 끝나서 정작 책을 빌리고 싶어지는 시간대(하교시간이나 주말)에는 이용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원하는 책을 원하는 시간에 구해서 읽기 위해 사설 동네 도서 대여점을 이용했어야 했는데요, 아무튼 동네 도서 대여점에서 빌려서 읽던 시절, (우리 동네 기준) 내 또래에 비해 수준이 높은 책을 즐겨 읽.. 2021. 8. 16.
화성에 불시착한 로빈슨 크루소 : 마션 , 앤디 위어 독서노트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맷 데이먼이 주연으로 참여한 영화 '마션'은 아직 보지않은 상태에서 이 소설을 접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을 그 Variations 보다 먼저 읽어야 하는 강박증이 있나봅니다.) 아무튼 이 소설은 첫 문장부터 범상치 않네요. 소설 도입분의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I'm pretty much screwed. That's my considered opinion. Screwed. 보통 그동안 접했던 고립과 생존이라는 주제의 이야기들은 나 같이 바다 가운데에 고립되는 무인도를 그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대부분이었는데 우주 그것도 화성 한복판이라니... 참 스케일이 남다르고 독특한 작가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장 한장을 넘기기 .. 2021.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