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노트
글에 관한 대통령들의 욕심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떻게 쓰느냐’와, ‘무엇을 쓰느냐’의 차이다. 어떻게 쓰느냐,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대통령의 욕심은 바로 무엇을 쓸 것인가의 고민이다. 그것이 곧 국민에게 밝히는 자신의 생각이고,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자신 없다고 하는 사람 대부분은 전자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명문을 쓸까 하는 고민인 것이다. 이런 고민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담감만 키울 뿐이다. -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앞서 훌륭한 사람이었기에 훌륭한 글이 가능했던 두 대통령
故 김대중 대통령과 故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했던 강원국 씨가 쓴 글쓰기에 관련된 책입니다.
처음엔 단지 '대통령 연설문을 쓰려면 대체 얼마나 잘써야 하는가?'라는 호기심으로 읽게 된 책이지만 오히려 문장으로 완성하는 과정보다 그 문장이 나올 있었던, 나올만한 인품을 갖추셨던 두 전 대통령의 삶을 조명하는 책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지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래서 늘 진지했다.” 〈김대중, 『김대중 자서전』, 삼인〉
마찬가지로 좀더 나은 글을 쓰고자 하는 욕심에 비법하나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욕심의 기대와는 달리,
훌륭한 글을 쓰려하기 앞서 훌륭한 사람이 먼저 되어야겠다라는 다소 허무한 깨달음을 얻었네요.
삼다 : 다독,다작,다상량
글을 잘 쓰려면 삼다三多, 즉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해야 한다 - 송나라 구양수歐陽脩
...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다상량에 대해선 갸우뚱했었다. 우선, 상商과 양量이란 한자 사용이다. 상인할 때 상商, 수량할 때 양量이 아니다. 헤아릴 상商, 헤아릴 양量이란 뜻으로 쓰였단다. 헤아리고 또 헤아려? 전심을 다해서 몰입하란 뜻일 것이다. 노 대통령 역시 글쓰기를 위해선 세 가지가 필요하다 했다. 독서, 사색, 토론이다. 대통령은 바쁜 청와대 생활에서도 반드시 짬을 내서 책을 읽었다. 청와대 참모는 물론 학자, 관료, 시민단체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토론했다. 이 모두가 글쓰기와 무관하지 않다. 글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사는 이유 중의 하나가 글을 쓰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결국 글의 재료로써 충분한 독서가 필요하고, 숙련도와 정교함을 키우기 위한 많이 쓰기가 필요하며, 결국 글이라는 것이 정리된 생각의 표현이기에 충분한 생각을 해야한다는 내용으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이 블로그에서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 그동안 읽었던 내용을 헤아려 볼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일본에 대해서 한마디 꼭 충고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발언들은 흔히 지각없는 국민이 하더라도, 흔히 인기에 급급한 한두 사람의 정치인이 하더라도 적어도 국가적 지도자의 수준에서는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국민이, 우리 정부가 절제할 수 있게 일본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 이상의 말씀은 더 드리지 않겠습니다.” - 노무현, 2004년 3.1절 기념사 중
이 책에서 예시로 다양하게 등장하는 두 대통령의 연설들을 보면 글의 기교나 완성도에 앞서 말하는 자의 품위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
연설문을 통해서 회상해 보는 두 대통령
연설문들을 통해 나에게 아직 투표권이 없던 시절 뽑힌 두 대통령의 신념과 정치 철학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닥치고 정치> 에서 김어준이 언급 했던 내용이 정확히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과 일치하는것 같습니다.
김대중은 너무 늦게 대통령이 됐고, 노무현은 너무 일찍 대통령이 됐어.
그리고 노무현은 너무 일찍 가버렸고, 김대중은 너무 기력이 없었어. - 닥치고 정치, 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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