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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역사

삼십육계 제10계 소리장도(笑裏藏刀) :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적을 안심시킨 후 은밀하게 제거하라

by Caferoman 2021. 10. 8.

삼십육계 10 - 소리장도

소리장도(笑裏藏刀) :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적을 안심시킨 후 은밀하게 제거하라

소리장도는 웃음 뒤에 칼을 품고 있다는 말로 구밀복검(口蜜腹劍) 즉 입바른 소리 가운데 칼을 숨기고 있다는 뜻과 유사하게 사용되는 사자성어입니다. 이야기는 삼십육계의 제 3계 차도살인 이후 황태극(홍타이지)의 죽음 이후 청나라 초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청의 건국시기에 차도살인의 계를 통해 명나라의 원숭환을 적의 칼로 무너뜨린 범문정(范文程)이 등장하는데요, 황태극의 애처인 장비(莊妃)와 아들 복림(福臨)가 황태극의 죽음 뒤에 궁지에 몰렸을 때 장비는 범문정에게 상황을 타계할 계책을 구하고 여기서 제시된 계략이 바로 소리장도입니다.

 

여기서 장비의 상황은 황태극이 부친 누르하치가 세상을 떴을 때 유조를 내세워 적모의 순장을 요구했으며, 두얼군(多爾袞)의 어머니를 교살하고 그의 승계할 제위(帝位)를 빼앗은 이력이 있었기에 그 원한이 황태극의 애처인 장비에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권력을 쥐고 있던 황태극은 죽고 세력을 키운 두얼군이 기세 등등한 상황에서 장비는 그의 아들과 함께 교살될 처지에 놓인 절박한 상황 속에서 그녀는 자구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범문정은 장비에게 그 칼자루를 장비에게 주어 웃음 속에 감추고 구왕야(九王爺) 두얼군을 요리하도록 합니다.

 

“칼을 감추고 보이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웃음 속에 감추어야 합니다. 바로 소리장도(笑裏藏刀)라는 것입니다.”

 

소리장도(笑裏藏刀)의 현묘함은 ‘소(笑)’와 ‘장(藏)’

“정말 피를 보지 않고는 안 되는 일인가요?”
“칼을 감추고 보이지 않게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웃음 속에 감추어야 합니다. 바로 소리장도(笑裏藏刀)라는 것입니다.”
“소리장도?” 장비가 의아하여 급히 물었다. “웃음 속에 어떻게 칼을 감출 수 있단 말인가요.”
“삼십육계의 적전계(敵戰計) 중 일계(一計)로 ‘소리장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상대를 믿게 하여 안심시킨 뒤 은밀하게 제거할 계책을 세우고 준비가 되면 곧바로 움직여 제압하는 것으로, 강함 속에서 유연함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기(殺機)를 숨기고 밖으로는 웃으며 화해를 하는 모략입니다. 먼저 상대를 안심시키고 변란을 일으키지 못하게 한 다음….”

 

그렇게 장비는 범문정의 충고에 따라 웃음 가운데 칼을 은밀히 숨기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내어놓으면서 상대의 경계를 풀기 시작합니다.

 

“진심으로 보답하고 싶으시다면 간과(干戈)를 옥백(玉帛)으로 바꾸시오.”

 

범문정은 소리장도의 핵심은 ‘소(笑)’와 ‘장(藏)’에 있음을 말하며, 이는 꼭 들어맞는 웃음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숨김으로 백 번 수백 번 써먹어도 되는 묘계임을, 계(計)임을 알고도 당하는 것이 바로 소리장도임을 강조합니다.

 

두얼군은 장비의 웃음을 보면서 밤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밤바람은 마치 등 뒤에 와 닿는 예리한 비수 같아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는 순간 명백하게 알았다. 분명 꿀 속에 독이 발라져 있으며 소리장도(笑裏藏刀)임을 직감한 것이다. 지독한 여인이 아닌가. 저렇게 아름다운 얼굴로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더듬을 수 없는 마음을 숨기고 있다니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동주’로 나를 안심시키고 난 뒤 어느 순간에 가서 나를 사지로 내몰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진정(眞情)이 있었으며 거짓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두얼군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장비의 웃음을 받으며 환하게 웃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옥(동주)을 내어줌으로 대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그녀의 포전인옥(벽돌을 던져주고 옥을 얻는다)의 전략은 적의 심리적 저항을 무너뜨리며 전략적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동주를 남에게 주었는데도 잘했다니 무슨 말이오?”
범문정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띠고 황후에게 설명했다. 그에게 동주를 준 것이 무슨 큰일이겠느냐? 황위를 준 것도 아니고 강산을 내어준 것도 아니지 않느냐? 동주란 상징일 뿐이다. 동주로 그의 마음을 잡아두고 방심하게 하여 변고를 일으키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다. 장비 낭낭의 선량함이 ‘소리장도’의 음모와 독수를 아주 잘 덮어버려 두얼군이 속아서 믿게 되었으니 아주 잘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했다.

 

장비, 소리장도의 계를 통해 정쟁에서 살아남다.

장비는 결국 소리장도(笑裏藏刀)로 결국 강함을 허물어뜨리는 데에 성공합니다. 결국 자신과 아들의 안위를 지키면서 적의 견제를 이겨내고 권력을 획득하는데 성공하면서 그녀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오늘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 내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셔야 하지 않겠소.’

 

소리장도 편에서 볼 수 있는 점은 우리가 어떤 계략을 행할 때에 그 계략은 다양한 속성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편의 제목은 소리장도이지만, 결국 장비의 계략은 '만천과해'와 같이 은밀하게 이루어 졌으며, 그 과정에서 '포전인옥'을 감수했으며, 이를 통해 결국 순수견양(기회를 틈타 양을 슬쩍 끌고 가다) 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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