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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IT과학

바이러스 쇼크, 최강석 : 팩트체크를 통해 돌아본 COVID19

by Caferoman 2021. 9. 17.

일상이 된 코로나 바이러스, 가짜 뉴스 정보는 거르고 Fact Check

벌써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은 일상이자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직접 만나야, 살을 부딪치며 하는 것이 상식인 교육, 종교활동, 외식, 공연 등에 대해서 원점으로 돌아가
'꼭 만나서 해야 해?'라며 의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고 이로 인해 우리의 삶의 관점과 방식이 변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수많은 루머들과 거짓 뉴스들이 사실과 섞여있는 가운데서 보다 책임감 있는 정보를 추리고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개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유사 박쥐 바이러스와 유전자 일치도가 가장 높아(89.1%) 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됨
  • ‘공기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메르스 등과 같은 ‘비말 감염’으로 보인다. 기침 등을 통해 튀어나오는 침방울 등이 매개가 된다. 비말 입자는 큰 침방울 입자로 공기 중에 오래 떠있지 못해 일반적으로 2미터 이내에 바닥으로 금방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말 입자가 떨어진 표면을 만진 손으로 점막 부분을 비비거나, 가까운 거리에서 침방울에 직접 접촉될 경우 전염된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중요한 이유다.
  • ‘KF94 이상 마스크만 써야 한다’는 소문이 온라인에서 나돌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숫자가 클수록 더 미세한 먼지까지 차단해주지만, 산소 투과율도 같이 낮아져 숨 쉬기 어렵다.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가 장시간 착용하는 건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고 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KF80만 돼도 예방 효과가 충분하다고 한다.
  •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과 사람 모두를 감염시키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사스는 박쥐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매개로, 메르스는 박쥐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로 출현한 것으로 추정한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 중에서도 중국관박쥐가 잠정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1967년 첫 환자가 보고된 마르부르그 바이러스(아프리카 출혈열),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된 니파 바이러스, 1994년 호주에서 발견된 헨드라 바이러스 등의 보균체이기도 하다. 박쥐가 바이러스에 죽지 않고 공생하면서 전파 매개체가 된 것은 박쥐의 독특한 면역체계 때문이다. 박쥐의 체온은 다른 포유류보다 2~3도 정도 높다. 고온에선 바이러스 활동성이 떨어지고 백혈구 등은 활성화된다. 또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면 인터페론이라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박쥐는 이 인터페론이 항상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용어

의사환자 & 확진환자 : 의사환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염병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를 말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례에서는 후베이성에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 및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확진환자는 말 그대로 의사환자 중 감염병 병원체 감염이 확인된 환자다. 확진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나타난 사람도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밀접접촉자 & 일상접촉자 : 접촉자는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통틀어 일컫는데, 노출 시간, 노출 위험도에 따라 밀접접촉자와 일상 접촉자로 분류한다. 환자와 같은 공간에 얼마나 오랜 시간 체류했는지,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했는지 등을 보고 역학조사관이 판단한다.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후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능동감시 대상자 & 조사대상 유증상자 : 능동감시 대상자는 격리 대상은 아니지만 증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건소의 모니터링을 받는 사람이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했지만 유증상자가 아니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이에 해당한다.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에 영상의학적으로 폐렴이 확인된 사람이다.

비말 감염 & 공기 감염 : 비말(飛沫)은 ‘튀어서 흩어지는 물방울’이란 뜻이다. 환자 침이나 콧물 같은 체액이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튀어 감염되는 것을 비말 감염이라고 한다. 공기 감염은 체액이 마른 후에도 바이러스가 공기를 떠다니면서 곳곳에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다.

 

“수천 년 동안 수백만 마리가 넘는 흰 백조를 보고 또 보면서 견고하게 다져진 정설이 검은 백조 한 마리 앞에서 무너져버렸다. 검은 백조 한 마리로 충분했다.” 《Black Swan, Nassim Nicholas Taleb》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정보가 없을 때 데이터, 믿음, 추론 등 온갖 지적 자원을 동원하여 공감대를 구축함으로써 대중들은 마치 해결자처럼 대응한다.” - 타모츠 시부타니, 미국 사회학자
“글로벌 위험이라는 것은 운명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손과 머리의 합작품이며, 기술 지식과 경제적 이익 계산의 결합에서 나온다.” - 《글로벌 위험사회, 올리히 벡》

 

왜 중국에서 발발한 것으로 보는가


저자는 코로나를 계기로 중국 재래시장이 신종 바이러스 화약고로 주목받기 시작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전염병 전문가들은 각종 동물 거래가 빈번한 중국 재래시장을 ‘신종 바이러스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거점지역’으로 지목·주시해왔으며 이는 2013년 중국에서 출현한 H7N9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창궐할 때 이미 그 전초전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중국 재래시장은 가축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각종 야생동물을 현장에서 도축해 팔거나 거래하는 곳인데 여기저기 여러 마을에서 유입된 각종 동물들이 모이는 이곳이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모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됨을 지적합니다. 즉 오리가 가지고 있던, 닭이 가지고 있던, 야생조류가 가지고 있던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이 재래시장에 모이면서 바이러스 뒤섞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2020년 1월 22일 자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드〉에 실린 중국 우한 재래시장 탐사 기획보도를 보면, 그 재래시장은 수산물을 사고파는 재래시장이라고는 하지만 닭, 당나귀, 양, 돼지와 같은 가축뿐 아니라 여우, 오소리, 쥐, 고슴도치, 뱀, 박쥐, 사향고양이 등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중국 우한 대중 목축 야생동물 가게의 메뉴판 사진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그 기사에 따르면, 그 가게에서 고기로 판매하는 야생동물만 해도 42종이나 된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조건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동물 집단 내에서 그 바이러스가 효율적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유행하기 위해서는 감염 개체가 최소한 다른 한 개체 이상의 개체를 감염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기본 감염 재생 지수(한 개체가 감염시킬 수 있는 평균 개체 수)’가 높을수록 전염력은 강하게 나타나며, 반대로 낮을수록 바이러스 전염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바이러스 유행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1. 그 집단 내 개체 수가 충분히 존재하고
2. 숙주 개체가 서로 빈번한 접촉이 가능해야 한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쥐라는 숙주를 통해서 유지되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원인은 ‘스필오버 Spillover’, 즉 동물 바이러스가 자연 숙주 동물에서 다른 숙주 동물 종으로 전이되었기 때문인데요, 현실적으로는 종간 장벽 때문에 바이러스가 기존의 숙주 영역 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동물 종으로 스필 오버하는 것은 거의 일어나기 힘들어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과 전염 조건이 나타날 수 있는 효율성 간 절묘한 접점이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접점은 숙주와 새로운 숙주 간의 빈번한 접촉이 존재해야 그 개연성이 높아질 수 있으며 집단의 밀집도가 증가할 때 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크게 두 번의 밀집도가 증가가 있었는데요, 인류가 유목생활을 접고 농업 정착생활을 하던 시기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오늘날의 대도시화 현대 문명 시대입니다.

첫 번째 시기에는 야생동물을 가축화하는 중 오늘날 상당수의 사람 바이러스들이 이 가축화 단계의 동물로부터 전이되어 넘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에서 넘어온 홍역 바이러스다. 두 번째 시기인 현대 문명 시대의 신종 바이러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접촉이 없었던 숲 속 야생동물에서 가축 등 주변 동물을 거쳐 인간으로 넘어왔다. 사스 바이러스, 메르스 바이러스, 니파 바이러스, 신종플루 바이러스 등 오늘날 출현하는 신종 바이러스들이 그런 사례들이다.


바이러스는 그 나름의 기능과 역할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로부터 발발했다고 하더라도 박쥐는 생태계 균형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어서 박쥐를 지구 상에서 제거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저 야생에서 잠자는 바이러스를 깨우지 말 것을, 인간이 야생 생태계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최선임을 저자는 주장합니다.

바이러스는 또한 지구 생태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존재이다. 바이러스는 전염병 유행을 통하여 숙주 집단의 급속하고 과도한 번식을 조절하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다른 동물의 습격(치명적 감염)으로부터 숙주 동물을 보호함으로써 숙주 집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도 한다.  


인류의 관점에서는 그저 하나의 재앙일 뿐이지만 바이러스는 생태계 유지에 있어 과도한 번식을 조절하고 종간 습격을 막아 각 동물 집단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라는 점은 어쩌면 인간 중심적으로 생태계를 지배하고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지구의 경고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바이러스가 서식하던 원래의 숙주 동물에서 새로운 숙주인 사람으로 넘어올 수 있는 여건에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서 산림, 미개척 지대의 무분별한 개간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야생동물과의 접촉 기회 증가로 인해 전염병 접촉 기회가 증가했으며 또한 도시 과밀화 현상을 통해 바이러스 빠르게 확산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합니다.

이 책이 마음에 드셨다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를 단순히 생리학적인 관점을 넘어서 사회학적인 측면에서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럼 M에서 출간한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에서는 고립과 격리의 시대에 바뀐 우리의 생활양식과 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어 함께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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