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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철학종교

니체와 법륜 스님의 티키타카

by Caferoman 2021. 8. 16.

다음은 우연치 않게 니체와 법륜 스님의 책을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되면서 양쪽에서 말하는 내용이 뭔가 절묘하게 주고 받는 느낌을 받아서 임의로 각색해 본 내용입니다.실제로 문장문장에서 말하는 바는 전체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들이 많은 만큼 이렇게 단편적인 문장만을 발췌하는 것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나 너무 진지하게 보지는 마시고 재미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니체와 법륜 스님의 가상 설전

 

[니체]
“우리의 조건: 우리의 경제적 안녕은 감수성을 증대시켰다. 우리는 훨씬 더 하찮은 고통에도 고통스러워한다. 우리 몸은 훨씬 잘 보호되고 있고 우리 영혼은 더 병들었다.”(『유고(1886~1887)』, 7[7])

[법륜]
괴로움에서 벗어났다, 괴로움이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실은 벗어나거나 사라질 괴로움이란 실체가 있는 게 아닙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났다, 괴로움이 사라졌다는 것은 단지 지금 내 마음이 더 이상 괴롭지 않다는 뜻입니다. 내 마음이 괴로운 이유는 괴로움이라는 실체가 있어서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내가 다만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니체]
“나는 괴롭다. 이것은 확실히 누군가의 잘못 때문이다. 병든 양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목자로 금욕주의자인 사제는 그에게 말한다. ‘나의 양이여, 이것은 누군가의 잘못 때문이다. 그러나 그 누군가는 바로 너이다. 이것은 너의 과오, 너로부터 기인한 과오다. 너에게 잘못을 저지른 자는 바로 너 자신이다.’ 얼마나 뻔뻔스럽고 잘못된 말인가? 그러나 이런 시도를 통해 적어도 하나의 결과에 도달한다. 내가 반복하듯이 원한이…… 방향을 틀었다.”(『도덕의 계보학』, Ⅲ, 15)

[법륜]
불교의 이상은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도 괴로움이 없는 행복, 걸림이 없는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이는 곧 열반과 해탈의 증득을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혹을 깨치고 지혜의 눈을 떠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이 세상의 모습을 존재하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니체]
행복은 그 자체로는 지속성이 없는 공허한 상태에 불과하다. 행복에서 목표, 내용, 목적을 박탈한다면 행복은 단지 그것이 아닌 것에 의해서만 정의되는 무에 불과할 뿐이다. 행복은 고통, 욕망, 흥분, 위험의 부재이지만, 그 자체로는 긍정적인 것은 아무것도 표상하지 않는다.

[법륜]
번뇌가 번뇌인 줄 아는 것은 번뇌가 다만 자기 망상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번뇌가 다만 망상인 줄 아는 것은 꿈을 깨는 것과 같고, 꿈을 깨면 그것이 헛것이고 집착할 바가 못 되는 줄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러면 번뇌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힐 수 없습니다.

[니체]
“오직 해석된 사실만이 존재할 따름이다.”(『유고(1887)』, 7[60])

[법륜]
내가 주인이 되면 내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으나, 상에 집착하면 그 상이 나의 주인이 됩니다. 상에 집착하는 것은 나를 꽁꽁 묶어 스스로를 구속하는 일입니다. 상을 여의는 것, 그것이 내 인생의 자유를 활짝 열어주는 불법의 길입니다.

[니체]
이기주의자는 참된 자아를 알지 못한다 이타주의는 칭송되는 한 특별히 위장되고 계산되고 정직하지 않은 이기주의의 한 형태일 따름이다. 왜냐하면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척할 때 정작 우리는 그 타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행동하는 척할 때도 스스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 우리를 집단과 구분해주는 개인적인 토대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자아’, ‘나’라고 부르는 것은 타인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회적 이미지에 불과할 뿐이다.

[법륜]
아상我相은 남과 구분된 나라는 존재를 고집하고, 모든 것을 내 중심으로 생각한 것을 말합니다.
이 아상〔아我〕으로부터 다시 두 가지 망상이 일어납니다. 내 것이라는 소유 의식〔아소我所〕과 내 생각이 옳다는 고집〔아집我執〕입니다. 내 것이라는 소유 의식은 탐욕을 불러일으키고, 내 생각이 옳다는 고집은 분노를 일으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둘은 사이좋게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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