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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정반합 독서법 : 열한 계단, 채사장 열한 단계의 변증법을 거치는 책의 구성 “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철학자인 세나카가 남긴 위의 구절로 이 책은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위의 구절은 단순히 오래 살았다고 해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 것은 아니라는 따끔한 충고인데요, 이 책은 앞선 현인들의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세상과 인생, 내면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하나의 주관적인 이정표와도 같은 인문학 서적입니다. 저자는 세상의 독서가는 익숙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과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 두 부류로.. 2022. 6. 14.
속삭이는 자 - 도나토 카리시 : 현대판 죄와 벌 독서노트 “우리는 이런 범인들을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같은 인간과는 거리가 먼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와는 ‘다른 차원’의 존재라고 믿고 싶어 합니다.” 게블러 박사는 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그렇게 설명했다. “그런데 정반대로, 그들은 우리와 완벽히 똑같은 인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주변 사람이 이런 끔찍한 짓거리를 벌였을 거라는 건 상상조차 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아마 우리가 지닌 원죄에 대한 대가일 수도 있습니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범죄자적 이인증(depersonalization)’이라고도 말하는데, 이는 연쇄살인범 식별에 난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에겐 약점이라는 게 있고 꼬리를 잡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은 그렇지 않.. 2021.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