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최태성 : 영의정 이원익과 사또 최석 시대의 과제를 마주하는 자세 개항기 사람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신분 해방이었습니다. 김득신의 「양반과 상민」이라는 그림은 신분제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줘요. 상민이 길을 가다가 양반을 만나면 땅에 얼굴이 닿을 것처럼 허리를 숙여 인사해야 했거든요. 제가 이 동작을 따라 해봤는데요, 굉장히 힘듭니다. 보통 사람은 그만큼 숙이지도 못할 거예요. 하지만 그림에 등장하는 상민의 자세는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마치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처럼 양반을 만나면 자연스레 그런 자세가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양반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기가 번거롭긴 했나 봐요. 아예 상민들이나 천민들만 다니는 길을 만들기도 했어요. 아직도 그 길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어디냐 하면 서울 종로에 피맛골이라는 골목입니다. 양반.. 2021. 9. 10. 이전 1 다음